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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관음사

자유게시판


 

 

나는 앉은 채로 세상의 모든 슬픔을 두루 본다.

온갖 고난과 치욕을 바라본다.

 

나는 스스로의 행위가 부끄러워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 복받치는 아련한 흐느낌을 듣는다.

 

나는 어미가 짓눌린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시달려 주저앉고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죽어감을 본다.

나는 아내가 지아비에게 학대받는 모습을 본다.

나는 젊은 아낙네를 꾀어내는 배신자를 본다.

나는 숨기려 해도 고개를 내미는 시새움과 일방적인 사랑의 뭉클거림을 느끼며, 그것들의 모습을 땅 위에서 본다.

나는 전쟁, 질병, 압제가 멋대로 벌이는 꼴을 본다.

순교자와 죄수를 본다.

나는 바다에서 난파선을 본다.

뱃사람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일에 목숨을 걸고 나설 차례를 정하려고 주사위 굴리는 모습을 본다.

나는 오만한 인간이 노동자와 빈민과 흑인에게 던지는 경멸과 모욕을 본다.

이 모든 끝없는 비열함과 아픔을 나는 앉은 채로 바라본다.

 

보고 듣고,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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